괴물의 경야

2022-10-02

4
2022. 10.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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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저릿할 정도로 지독한 비린내.
칼날과 칼날이 맞부딪히는 소리.
오감이 상대의 살의를 쫓는 순간에 숨을 삼킵니다.
바로 그때, 빈틈을 노린 상대의 칼이 하스미의 머리 위로 쳐올려집니다.
찰나에 고개를 들면 날붙이에 비친 당신의 눈동자가 보입니다.
패배를 직감합니다.
한 번의 실수로 목숨을 잃는 곳에서.
······칼날이 쇄도하는 순간에 눈을 감았나요?
사이온지 하스미:(서슬퍼런 날이 어디로 향할지 알고 있다. 예측은 이제 거진 본능에 가까워진 습관이다.)
(그러나 머리가 안다고 언제나 몸이 따를 수는 없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던가? 언제고 이런 상황을 만들어내 승리를 빚던...)
(내가 아니고서야 누가 이 찰나, 지독한 무력감을 알까?)
지독한 무력감이 의식을 삼켜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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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미는 눈을 뜹니다.
악몽 탓인지 온몸이 식은땀에 젖어 있습니다.
아니, 식은땀이 아니라 물에 흥건히 젖어 있군요.
코로 숨을 들이쉬면 폐부에 산소가 차는 대신 찬 물이 들어옵니다.
숨이 막히는 감각에 고개를 들면, 누군가 하스미의 머리채를 틀어쥐고 물에 처박습니다.
영겁의 시간이 지난 기분입니다.
의식이 흐려질 즈음 억세게 끌어 올려집니다.
사이온지 하스미:(컥컥거리는 기침 소리를 낸다. 살고자 하는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던 모양이다. 이 와중에도 기도를 타고 오르내리는 공기가 반갑다. 몽롱한 정신으로 필사적인 궁리를 한다. 어쩌다? 왜...)
물을 토하고 숨을 내쉬기 바쁜 와중에 낯선 얼굴이 보입니다.
수는 하스미의 뒤에 있는 인원을 포함해 총 셋.
시류회 뱃지가 상대의 옷깃을 장식합니다.
시류회 조직원:아아······.
거친 환영 인사는 미안?
요즘 잘 나간다길래, 머리 위의 천장을 잊었을까 싶어서.
코와 뺨을 가로지르는 긴 흉터가 있는 조직원이 하스미의 젖은 뺨을 톡톡 칩니다.
천장은 둘째치고 어째서 이런 일을 당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젯밤은 카사바 조의 연말 회식이었고,
카사바 사요가 일찍 빠진 뒤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마시다······,
그 뒤의 기억이 없군요.
조직원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하스미의 눈앞에 내려놓습니다.
조직원이 흔히 쓰는 필리핀제 복제 권총입니다.
은 테이프를 손잡이에 둘둘 감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시류회 조직원:회장님의 명령으로 극비 임무를 맡기려고 하는데, 할 수 있겠지?
파문 명령에 불응한 카사바 조의 '카사바 사요'를 살해할 것.
성공 시 다음 대의 조장은, 응. 사이온지 네가 된다.
회장님께서는 옛정을 생각해 이번 일을 조용히 처리하는 걸 원하시니······.
내일까지 일을 마쳐라. 저번 놈보다는 똑똑하기를 바라.
관자놀이가 저릿합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사요가 습격을 받은 적이 있었죠.
명령의 무게를 하스미는 압니다.
《죽음》으로 공포 판정.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공포판정
비공개

목표치 : 7

9
판정성공
(하룻밤 사이에 뒤집히는 이 정세에 익숙해질 만큼의 세월이 지났다. 이제 와서 환멸을 느끼지는 않더라도...)
(과연 이게 정말 를 향한 명령이기만 할까...)
(아니지. 당신들은 어느 쪽이든 없어져 주기를 바라는 거야. 숨처럼 웃는다.)
거부권이 주어지지 않은 걸 알아요.
받들지요.
시류회 조직원:응, 응······ 좋아, 좋아.
임무를 거절하거나 실패하는 건 '선택지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다행이군.
조장의 목을 가져오지 못하면 네 녀석의 목이 날아갈 거다.
(킬킬거리며 뒤를 돌아본다. 다른 조직원을 향해 무어라 중얼거렸다.) 저번 녀석은 이미 콘크리트에 혼합되어 도쿄만에 묻힌지 오래라지?
아아······ '왜' 파문 당했는지는 질문하지 않을 텐가? 뭐, 그렇다면.
사이온지 하스미:그럴 권한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허락해 주신다면 듣고 싶은데요.
시류회 조직원:흐음, 확실히.
(제 턱을 천천히 매만지다가,) 하지만 알 건 확실히 알아야 움직이기에 편하겠지.
적 조직과 내통해 상납금을 빼돌린 행위가 드러났다.
이미 한 차례 파문했지만, 그런 적 없다며 불응하더군. 회장님은 이에 대한 확실한 처리를 원한다.
사이온지 하스미:이런... ...
(그가 그럴 만큼 어리석었나? 잠시 여러 가능성을 셈친다.)
이해했어요.
키득거리던 목소리가 잦아듭니다.
조직원의 발소리가 몇 번 울리더니,
다시 한 번 하스미의 머리를 물에 넣습니다.
기포가 눈을 멀게 만들고,
의식이 멀어지는 순간에 파문처럼 울리는 목소리가 귀에 꽂힙니다.
시류회 조직원:이 바닥에서 올라갈 기회가 흔치 않은 거 너도 알잖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건,
네 역량에 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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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시, 눈을 뜹니다.
젖은 옷은 구깃한 주름을 남긴 채 말라 있습니다.
왼쪽 옷깃을 보면, 여전히 빛이 나는 금빛 뱃지가 달려 있습니다.
사라진 세 사람과 동일한 힘의 상징이.
몸을 살피면 손목을 결박한 밧줄은 풀려 있습니다.
다행히 별다른 외상도 없어요.
사이온지 하스미:(그렇겠지. 들키면 곤란한 건 그들 쪽일 테니.)
(머리는 좀 아프지만... 예상 범위 안쪽이다. 간밤 습격을 당했을 때엔 놀랐지만, 사태가 파악은 된다.)
... ...
(파문이라.)
(돈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을 텐데…….)
밖에, 누구 있니?
하지만 당장 들려오는 목소리는 없습니다.
이제야 이 공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둑한 실내에 드문드문 누런 전등이 켜진 이곳.
도쿄만과 가까운 라쿠엔쵸 외곽의 물류 창고입니다.
바닥을 보면 예의 권총이 있고, 다른 물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요의 휴대폰입니다.
사이온지 하스미:... (콘크리트에 섞였다던 사체가 떠오른다. 오래 두면 썩은내가 날 텐데. 도쿄 바다로는 피서도 오지 말아야겠어.)
(하긴 이 일본의 어느 바다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권총을 안 보이는 곳에 장비하고, 사요의 핸드폰을 살펴 본다.)
어느 바다든 종내에 피비린내가 섞여들었을 테죠.
휴대폰을 집어드는 순간, 벨이 울립니다.
발신자는 카사바 사요입니다.
사이온지 하스미:.....................................?
... (받아 말아...)
(그러니까 자기 핸드폰에? 자기가 전화를?)
(건 게 맞나?)
GM:~ ^^ ~
사이온지 하스미:~ ^ ^ ~
GM:하스미의 휴대폰입니다.
사이온지 하스미:(네네)
GM: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사이온지 하스미:(목소리가 갈라지진 않았는지 확인하고, 빠르게 받는다.) 네, 조장.
카사바 사요:사무실에 얼굴도 안 비춰, 연락도 없어.
「드디어 죽은 줄 알았어, 사이온지.」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사이온지 하스미:아뇨, 별 일은. (당신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어.)
죄송해요. 부하들에게 맡겨둔 잡일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다기에, 새벽부터 나와 처리하느라 연락드리지 못했어요.
카사바 사요:「······그래?」
「죽어버리지 않은 건 아쉽지만.」 (이런 말이나 하는 조장이다. 꼭 하스미에게 막 대하는 것은 온 조원들 또한 알고 있었으니.)
(그럼에도 하스미를 가장 수족처럼 부리고 있기에,) 「다름이 아니라 이번 달 수금이 덜 돼서 찾았는데.」
「네가 직접 나설 급의 일은 아니지만,」
「왜인지 찜찜해서. 네가 확인하고 오도록 해.」
사이온지 하스미:(위치를 확인한다. 도쿄 만으로부터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마침 근처네요. 확인했어요.
카사바 사요:「오늘 안에 보고해.」
「더 할 말이라도?」
사이온지 하스미:아뇨. 바로 향할게요.
카사바 사요:「······.」
짧은 간극 뒤, 전화가 끊깁니다.
조금 떨어져 있으니 바삐 움직여야 할 겁니다.
창고를 벗어나 볼까요?
사이온지 하스미:(끙... 뒷목을 주무르고 일어선다. 목적지를 향해 나간다.)
창고의 문을 여는 순간 빛이 새어듭니다.
섬광에 눈이 머는 기분이 듭니다.
가늘게 눈을 뜨고 밖을 엿보면 거리가 온통 붉습니다.
일몰의 시간인 모양입니다.
12월 30일의 저녁.
코를 간질이는 바다 짠 내.
그림자와 빛이 뒤섞인 도시의 간판에 불이 들어오는 광경.
어젯밤에 눈이 왔지만 불야성은 하루도 되지 않아 흰 눈을 회색 진창으로 만들었습니다.
겨울옷을 걸친 퇴근 인파가 멀리서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누구를 죽일 궁리는 그만두고요.
사이온지 하스미:(그런 생각이 떠오름과 동시에 비웃는 듯한 웃음이 샌다.)
(아니, 불가능해. 나는 평생 사람을 죽이다 사람에게 죽을 것이다.)
사사로운 생각이 들던 참에 위화감을 느낍니다.
······주머니가 텅 비어 있습니다.
GM:하스미는 휴대폰을 제외한 모든 소지품(부적 등의 아이템)을 잃습니다.
사이온지 하스미:...............
하.......................... (오랜만에 짜증 섞인 한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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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온지 하스미:그림
등장인물 사이온지 하스미
거리 곳곳에서 시선이 느껴진다. 감시의 시선이다.
(익숙하게 길을 우회해서 감시를 뿌리친다. 소용도 없는 짓을 몇 년째 하고 있는 건지.)
(우선은 잃어버린 것들을 좀 찾아야겠지……. 지갑도 뭣도 없이는 움직이기가 곤란하다.)
(라쿠엔쵸 외곽의 창고로 향한다._
사이온지 하스미:)!
외곽의 창고로 향합니다.
이곳은 시류회의 일원이 자주 사용하는 장소죠.
어쩌면 이곳에 빼앗긴 물건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이온지 하스미:(물고문을 하고 뉘여 뒀으면 소지품 정도는 그 옆에 같이 둬줄 수 있지 않았나... 휴대폰은 뒀으면서 다른 건 뺏어간 의도가... 하...)
(아니, 됐다. 언제는 여기가 상식이 통하는 곳이었다고.)
(익숙한 암호를 치고 들어간다. 보는 눈이 없는지 상시 확인하며.)
보는 눈은 드뭅니다.
아직 조직원이 대놓고 활동하기에 사뭇 이른 시각이라선지, 운이 좋아선지.
사이온지 하스미:(그럼에도 방심하지 않습니다. 적대 조직 출신에서 한 조장의 오른팔로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을 돌파해 왔던가요? 함정은 없는지 확인해가며, 창고를 조사합니다.)
수도 없는 시련을 돌파해 이 자리에 오게 되었죠.
경계는 당신의 습관입니다.
함정 판정합니다.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함정

목표치 : 5

4
판정실패
사이온지 하스미
지위
장비

자신이 하는 조사판정에 +1 수정을 받는다.

창고 내에서 창고를 지키던 하급 조직원 하나가 고개를 번쩍 듭니다.
조직원:누, 누님! 이 시간에 어쩐 일로······.
(바짝 긴장한 채 고개를 숙인다. 누님의 일을 방해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보인다.)
당신이 일궈낸 이 조직에서의 지위가 어김없이 도움이 됩니다.
덕분에 창고 곳곳을 살피다 보면 소지품이 정리돼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 외에도 오토바이 한 대가 세워져 있네요.
누구의 것인지는 몰라도, 이 창고에 흘러든 것이라면······.
사이온지 하스미:일 보렴. (손짓으로 까딱하고 오토바이와 키까지 야무지게 챙긴다.)
(지갑에서 빠져나간 건 없는지, 신분증도 다 무사히 있는지(위조된 거지만) 확인하고... 무거워진 주머니와 함께 다시 나선다. 이제 이동이 좀 용이해지겠네.)
창고 밖으로 다시 나섭니다.
서서히 노을 지는 바깥이 보입니다.
사이온지 하스미:i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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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온지 하스미:그림
등장인물 사이온지 하스미
"이랏샤이마세! 안녕하세요! 니하오!" 술집 삐끼들이 행인을 붙들고 호객 행위에 전념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당신을 보고는, 정확히는 정장의 뱃지를 보고는 황급히 고개를 돌린다.
종업원:이랏샤이마세!
저기, 우리 술집 오늘 물이 좋······.
사이온지 하스미:(^^... 이런 표정으로 잡혀주고 있는 중.)
왼쪽 가슴께의 금색 뱃지를 확인하자마자 삐끼들이 손을 떼고 물러섭니다.
종업원:아, 죄, 죄송합니다. 일 보세요!
이내 술집 안으로 도망치고 마네요.
사이온지 하스미:수고해요. (받는 사람도 없는 인사. 익숙하다.)
(좁은 골목이라고 오토바이를 타지도 못하고 털레털레 움직이고 있다가... 그만 호객에 잡히고 만 것이다.)
털레털레······.
사이온지 하스미:(그리고 사실 시은의 취향은 저 전광판에 큼지막하게 달린 호스트 남성들보단 아까 그 햄스터같은 종업원 쪽이다.)
(아무튼 골목길을 빠져나가면 겨우 대로변에 닿는다. 오토바이를 갓길에 세우고 시동을 건다.)
뭐, 명령은 명령이니...
가볼까. (헬멧을 쓴다. 안전이라기보단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다.)
(불법 도박장으로 향해 부아앙~~)
불법 도박장으로! 부아앙!
카사바 조가 관할하는 불법 도박장에는,
하스미 또한 십수 번 걸음했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사요의 일을 가장 밀접하게 해내고 있는 게 하스미니까요.
이번 일 만큼은 아랫사람을 시켜도 됐을 텐데······ 왜 당신을 보낸 걸까요?
그보다, 도박장 안쪽이 소란스럽습니다.
사이온지 하스미:볼까, 조장이 이번엔 또 어떤 역경에 나를 집어 처넣으려고 하는지...
(또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들어선다. 소란에 덜 휘말린 입구 쪽 사람들이 조장의 오른팔을 알아본다.)
(관능으로 불법 도박장을 조사해봅니다.)
또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섭니다.
입구 근처 즈음의 종업원들이 하나둘 하스미를 알아봅니다.
관능 판정할게요.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관능

목표치 : 5

8
판정성공
입구 쪽 종업원:아, 안녕하십니까! 세상에, 누님이 직접 와주시다니.
(하지만 어째선지 조금 의아한 표정이다. 무언가 잘못했는지 눈에 띄게 의기소침해진 채.)
사이온지 하스미:잘해 주고 있었으니까요. (대수롭지 않은 과거 시제.)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한 일이죠.
점주의 말에 따르면, 이미 조직원이 수금을 마쳤다고 하는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요?
사이온지 하스미:... ... 그래? 토우마 군이.
점주:그, 그분이······ 네, 네.
사이온지 하스미:(그 이상은 발설하지 않는다.)
그랬군... 확인차 온 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아요. 그나저나 저 안쪽은 무슨 일로?
점주:아, 연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몰려 안쪽에 다툼이 이는 모양입니다. 바로 조치 취하겠습니다······! (바짝 긴장한 채 고한다.)
사이온지 하스미:긴장할 필요 없대도. 늘 잘 해주고 있잖아요. (이 담으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겠지. 계산을 마쳤다.)
손님들이 불쾌해하시지 않게, 잘 처리하고... 이건 팁. (지갑에서 만 엔짜리 한 장을 꺼내서 점주에게 준다.) 입단속 철저히. 알고 있겠지만.
점주:(지폐를 공손히, 그러나 빠르게 챙겨든다.) 네, 네. 알고 있습니다요. 시류회 분들께서 늘 신경 써 주시는 덕분에······. (이어지는 말.)
사이온지 하스미:(머리를 스치듯 쓰다듬어 주고 돌아나온다.) 자, 그럼 어디...
쥐새끼를 잡으러 가 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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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엔쵸에 환한 밤이 도래할 무렵,
불현듯이 휴대폰 벨소리가 울립니다.
발신자는 사요입니다.
사이온지 하스미:(바로 받는다.) 네, 조장.
카사바 사요:(바로 목소리가 들려오자, 놀란 건 이쪽인 성싶다.)
사이온지, 이쪽으로 와.
포장마차에서 시비가 붙었는데······ 팔을 다쳤거든. 알잖아.
네 조장 잘못되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어서.
사이온지 하스미:이런, 전화 거실 여유가...
... ... ... ... ... (많은 말을 삼킨다.) 바로 갈게요.
하스미의 답을 듣자마자, 어쩌면 그 전에.
전화가 일방적으로 끊깁니다.
사이온지 하스미:하루도 무탈한 날이 없군그래... ...
카사바 사요가 있는 곳은 이곳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허름한 포장마차입니다.
부름에 응해 포장마차로 향하면 먼 발치서부터 뭉개진 발음으로 고함을 지르는 취객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작은 포장마차에 붉은 등롱이 걸려 있고, 그 앞에 네 사람이 서 있습니다.
포장마차 주인이 혈기 넘치는 취객 두 사람을 말리고 있고,
그들의 고함을 한 몸에 받는 건······.
카사바 사요:느려, 사이온지.
깁스를 하지 않은 쪽 손을 짧게 흔들어 보이는 사요입니다.
척 보니 작정하고 나온 듯 야쿠자의 표식인 뱃지도 없습니다.
사이온지 하스미:(....................................................^^) 어쩌다가 이런...
아니, 사정은 나중에 여쭐게요.
지금은... (소란을 빤히 본다.)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이 여자가, 딸꾹! 팔로 치는 바람에 라멘 그릇을 떨어트렸다고─!
덕분에 바지가, 다 젖었단 말이다!
사이온지 하스미:(라멘 국물로 젖은 건지 다른 무언가로 젖은 건지는 관심이 없다.)
(사실 뭐, 내 일이었다면 그냥 세탁비를 물어주고 끝냈겠지만...)
명령을 내려요, 조장. 제압할까요, 아니면 원만히 해결하길 바라시나요.
양아치 같은 취객:우리 형님이 입은 양복이 얼마짜리인 줄 아냐?!
세탁비로 10만엔 내놓으라고, 인마!
오늘, 거래처의 거래도 불발돼서 우리 형님 기분이 똥 뿌린 명란 같은 기분이었는데······ 네 놈 때문에 배로 망쳤으니 거기에 보상금으로 10만엔 더 달라고!
사이온지 하스미:이런. 아까 점주에게 준 팁 때문에 배상이 어렵겠는걸요...
양아치 같은 취객:딸꾹, 우쒸! 이놈들이─!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우리를, 놀리는 거냐─!
카사바 사요:(귀찮다는 듯 머리칼을 쓸어올린다.)
알아서 처리해.
술에 취하면 눈이 먼다고 하지요.
카사바 사요:······나까지 움직여야 해, 사이온지?
사이온지 하스미:앉아 계세요. 그러려고 절 부르신 거잖아요.
카사바 사요:(당연하다는 듯이 시선 한 번 건네곤··· 다리를 꼬고 앉아 상황을 관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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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플롯 선택 3 속도 3
GM:시나리오 특수룰에 따라 메인 페이즈에서 전투가 발생할 경우 PC가 입는 대미지는 1점으로 고정됩니다.
사이온지 하스미는 강하니까요.
양아치 같은 취객:저 자식들이─! 4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가만 두지 않겠다아─! 5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취기에 몸짓이 한참 흔들리고 있긴 하지만, 제법 제대로 된 자세를 취하고 달려든다.)
혼쭐, 내주마!
(대상 : 사이온지 하스미)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
기본공격
구타

목표치 : 5

7
판정성공
공격

목표를 1개 선택하고 공격 판정을 시도합니다. 판정이 성공하고 적이 회피에 실패하면 1d6 점의 피해를 입힙니다.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회피판정
속도 : 3

목표치 : 7

7
판정성공
카사바 사요:······하. (안도의 한숨인지, 안타까워 하는 건지···.)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이······ 이이이! 두고 보자······!
양아치 같은 취객:에, 형님! 제가 저놈을 처리, 하겠습니다! 딸꾹!
(휘청거리며 어쭙잖은 자세를 잡고 달려들었다. 주먹 휘두르는 자세도 영······.)
(대상 : 사이온지 하스미!)
양아치 같은 취객
기본공격
파괴

목표치 : 5

10
판정성공
공격

목표를 1개 선택하고 공격 판정을 시도합니다. 판정이 성공하고 적이 회피에 실패하면 1d6 점의 피해를 입힙니다.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회피판정
속도 : 3

목표치 : 7

10
판정성공
양아치 같은 취객:······이이이익!
(열불 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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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이렇게─! 빠른 거냐─!
어쭙잖게 자세를 잡는 이를 보며 하스미는 눈치챕니다.
저들 중 제대로 된 싸움꾼은 정장을 입은 회사원 한 명 뿐이며,
그를 제압하면 다른 이는 전의를 잃고 도망칠 거라는 사실을요.
사이온지 하스미:그쪽들이 느린 거란 생각은 안 했는지...
(뚜둑... 어깨를 푼다.)
(공격 대상을 하나로 좁힌다. 목표는 회사원!)
사이온지 하스미
기본공격
함정

목표치 : 5

10
판정성공
공격

목표를 1개 선택하고 공격 판정을 시도합니다. 판정이 성공하고 적이 회피에 실패하면 1d6 점의 피해를 입힙니다.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어, 어엉?
조······ 좋아! 덤벼라, 애송이······! 딸꾹!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
회피판정
속도 : 5

목표치 : 9

8
판정실패
(그러나 말을 듣지 않는 몸!)
사이온지 하스미:(얼굴 쪽에 제대로 간 돌려차기. 빠각 . . . 하는 소리가 난다.)
돌려찬 발에 제대로 맞은 회사원은,
턱이 나갔는지 어쨌는지······.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으, 으어억!
소리를 내곤 쓰러져 움직이지 않습니다.
회사원, 전투에서 탈락합니다.
양아치 같은 취객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망설이나 싶더니.
카사바 사요:(잘했다느니, 하는 말은 없다. 그저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날 뿐.)
사이온지 하스미:(도망치는 다른 한 명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마저 쫓나요?
그렇게 처분을 두고 물음할 제,
뒤에서 양아치 같은 취객이 비틀거립니다.
양아치 같은 취객:혀, 형님······! 이익, 이이익······!
이 녀석······! 죽어!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던가요.
떨리는 손으로 칼을 꺼내 들고 하스미의 머리 위로 치켜듭니다.
찰나에 고개를 들면 날붙이에 비친 당신의 눈동자가 보입니다.
오늘 꾼 악몽이 떠오릅니다.
한 번의 실수로 목숨을 잃는 곳에서······.
사이온지 하스미:(이런, 피하기에 늦었나?)
(살짝 무너진 자세, 팔로 막는다. 깊게 베이겠지만, 목에 비하면... ...)
무언가가 쇄도하는 칼날을 가로막습니다.
몇 년 전, 카사바 사요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카사바 사요가 칼을 휘두르는 양아치의 품을 파고들어 그를 밀어 넘어트립니다.
카사바 사요:(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돈하곤, 눈짓한다. 처리는 네가 하라는 듯이.)
양아치는 뒤로 나동그라지며 칼을 놓칩니다.
그리고, 삽시간에 술이 깬 회사원 같은 취객이 허둥지둥 달려와 머리를 조아립니다.
사이온지 하스미:(숨 돌리기를 잠시, 목례로 감사를 표하고 그들 앞에 선다.)
실수는... 뭐, 이쪽이 먼저 했겠지만.
상대를 잘 보고 시비를 걸어요.
분간이 갈 것 같지 않으면 술을 마시지 말고...
카사바 사요:'이쪽이'?
사이온지 하스미:이분께서. (뻔뻔하게 정정한다.)
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아이고, 아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양아치 같은 취객:(회사원으로 보이는 취객에게 호되게 꾸짖음 당했다.)
카사바 사요:'이분께서 먼저'? 하아.
두 사람의 처분은 하스미가 정해볼까요?
사이온지 하스미:너무 화내지 마세요. 달려오느라 힘들었는데... (살살 달랜다. 달래면서...)
(둘을 빡! 빡! 때려서 기절시킨다.)
빡! 빡!
두 취객이 힘없이 늘어집니다.
사이온지 하스미:(상쾌한 얼굴로 돌아본다.) 요사이 불운이 늘었네요, 조장.
그 팔도 그렇고.
카사바 사요:누구 때문인데. (입버릇 같이 반복하는 말. 제 팔의 깁슬르 내려다 봤다가, 묘하게 상쾌해 보이는 낯을 보곤······ 불쾌해 한다.)
네가 내 곁에 있기만 했어도 이럴 일은 없었잖아.
사이온지 하스미:그럼요. 저는 유능한 부관이니. 그렇지만 말씀드렸듯,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직전까지 바빴답니다. 들렀던 곳을 전부 말씀드릴까요?
카사바 사요:(한마디 지는 법이 없지. 눈을 흘기다가 눈짓한다.)
사이온지 하스미:(눈짓의 의미를 파악해봄.)
카사바 사요:말해봐. (술을 마시고 있었는지, 걸음이 조금 휘청거린다.) 나, 집에 데려다 주면서.
하스미는 사요의 거처 중 하나를 알고 있습니다.
라쿠엔쵸에서 조금 떨어진 긴자 인근의 고급 맨션입니다.
사이온지 하스미:(나 당신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어, 카사바 사요. 그 밑으로는 더 무슨 말들이 오가고 있을지 완벽하게 짐작하지도 못할 테지.)
(... ... 한숨 쉬고 가까이 다가간다. 허리를 받쳐 부축한다.) 오토바이가 있는데, 그걸 타는 건 무리겠죠?
카사바 사요:(카사바 사요는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는 데에 능하지 못했다. 게다가 상대가 사이온지 하스미라면······.)
(그리하여 평생 이겨본 적 없던 그가 제 아래로 들어오게 됐을 제, 얼마나 설레던지.)
(허리 받쳐 부축하는 손길을 이제는 익숙하게 받아낸다. 예전이었다면 사색이 되어 손길을 떨쳐냈을 것을.) 태워. (완벽한 하대.) 험하게 몰지만 않으면 떨어질 일도 없겠지.
사이온지 하스미:(뒷자리 안전벨트를 안 쓴 지가 좀 됐는데... 뭐, 끊어지진 않겠지... ...)
(닿는 감각이야 고왔겠지만 실상 거의 끌어오다시피 오토바이 앞까지 걸었다. 안아들어 뒷자리에 태우고, 등받이를 세우고, 개조해서 부착해 뒀던 안전벨트를 채워 준다.)
달리는 동안에는 꽉 잡고 있어야 떨어지지 않아요. 이해하죠?
카사바 사요:(끌려가듯 움직이는 것에 미간 사이를 좁혔다가도 취기에 제법 얌전히 굴었다. 안아올려져 뒷자리에 탑승하고, 안전벨트가 채워지고 나면.)
이해했어. (멀쩡한 쪽 팔을 들어 하스미의 허리춤을 감기만 할 뿐, 힘은 주지 않는다.) 최대한 상냥하게 부탁해, 사이온지.
사이온지 하스미:떨어지면 죽는 건 내가 아니라 조장이에요. (올라타자마자... 잡는 팔이 시원찮은 걸 보고 고개를 갸우뚱 기울인다.)
카사바 사요:내가 잘못되면 너는 무사할 것 같고? (갸우뚱 기울어진 고개를 고개 내밀어 마주한다.)
······그리고, 가면서 수금 얘기도 해봐. 어떻게 된 일인지.
사이온지 하스미:(무사할걸... ... 이라고 대답하고 싶은 걸 참는다.)
아, 그랬죠. 그 이야기를 잊을 뻔 했네요. (어쩔 수 없지. 한 손으로는 사요가 감은 팔을 잡고, 한 손으로만 핸들을 잡는다. 먼 거리도 아니고, 속도를 크게 낼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괜찮으리라.)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속도는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시바쿠라에게 그곳 수금을 맡겼었죠. 아마 그쪽에서 다른 궁리를 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카사바 사요:(감은 팔이 붙들리는 것을 느끼며··· 덧없는 우월감에 소리 죽여 웃었다. 일일이 좋아할 만한 일이 아님에도 '사이온지 하스미'와 연관된 일에서는 유별나게 굴었다.)
아, 시바쿠라 그 애······.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 속도를 실감하며 눈을 가벼이 감았다.) 다른 궁리라면?
사이온지 하스미:빼돌리고 있는 것 같다고... ... 점주는 수금이 하루 일찍 이루어진 걸로 알고 있더군요. 장부를 확인했어요.
카사바 사요:'빼돌린다'고?
(감았던 눈을 느리게 떴다.) 사이온지, 네 선에서 처리해. (알겠지? 고개를 등 뒤에 기대며 덧붙이는 말.) 내가 더 신경 쓸 일 없게. 안 그래도 복잡한데······.
사이온지 하스미:뭐... 단순히 보고가 늦어진 것뿐일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그걸 확인하러 가려던 중이었는데... ... (일부러 문장을 제대로 끝맺지 않는다.)
조직에 또 다른 문제가 있나요? 자주 오지도 않던 포장마차에서 취할 때까지 드시고.
카사바 사요:응. (듣고 있다는 듯 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닿은 등 너머로 느껴질 것이다.) 확인하고 보고하도록 해.
조직에 문제는 없지. ······ 없어. 오해 때문에 내 입장이 조금 곤란해졌다는 것밖에는. (그리고, 그 포장마차는 명란 구이가 먹을 만 해. 작게 변명을 덧붙였다.)
사이온지 하스미:오해요? 제 귀에는 들어온 게 없는데, 이런.
미리 알고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어떤 일인지 말씀해주시면 손을 써 둘게요.
카사바 사요:(대고 있던 이마를 떼어낸다. 몸의 중심이 뒤쪽으로 기울었다.) 파문 통보를 받았어. 적 조직과는 우연히 만나 약간의 친······분을 쌓았을 뿐인데.
(답잖은 단어임을 알기에 말을 흐리다가,) 됐어. 네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겠어.
아래 녀석들 동요하지 않게끔만 해.
사이온지 하스미:친분... ...
알겠어요. 조장이 직접 말씀을 올리면 오해는 금방 풀릴 거예요.
카사바 사요:······그래야지. 오해일 뿐이니까. (가벼운 투. 숨을 느리게 내쉬었다. 12월 30일의 밤, 달리는 오토바이 위에서 뱉은 입김이 하얗게 부서진다.)
(이어, 술기운에 뱉는 말은.)
야쿠자는 태생이 잡초야. 돌봐주는 사람 없이 제멋대로 크는 잡초······. (너도 알다시피. 비웃음 섞인 웃음소리가 샌다.)
짓밟히고, 짓밟혀도, 질기게 살아나는 게······ 닮았어.
그런 풀에 이름을 붙이면 곤란해지는 거야. (얼굴을 등에 완전히 묻었다가, 두른 팔을 풀어냈다. 서서히 도착했을 즈음.)
사이온지 하스미:그렇지만 위쪽에 자란 풀과 아래쪽 그늘에서 자란 풀 정도의 차이는 있는 법이겠죠.
무명일지라도 감히 저와 조장이 같지는 않잖아요... 그렇죠? (이번에도, 달래듯이. 완전히 멈추면 먼저 내려서 사요를 부축한다.)
카사바 사요:(제 명령을 따르면서도 한결같은, 거슬리는 저 태도. 때문에 제 발로 내려오지 않고 굳이 부축을 받아 움직였다. 멀쩡한 팔로 목을 감싸안은 채 내려선다.)
차이 정도야 있겠지. (결국 시인하고.)
내일, 일 정리 마치면 사무실로 보고하러 와. 사이온지.
사이온지 하스미:네, 조장. 확실히 명 받았어요.
카사바 사요:('확실히 명 받았어요.' 깔끔한 대답에 상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그 말 만을 남기고 집으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하스미의 하루도 저뭅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12월 30일이.
칼 밑에서 발을 내디디면 살 수 있다지만,
카사바 사요는 위험을 감수하고 당신을 구했습니다.
그에 무엇으로 화답할지는 당신의 선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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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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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온지 하스미:그림
등장인물 사이온지 하스미
더러운 도시를 아름답게 꾸미는 네온 사인 간판이 당신을 유혹한다.
(변함없는 일상 사이에서 지나는 날짜 하나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숫자 하나. 시간의 흐름이 어떠한 기전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날이 있다.)
(지난 저녁에 명 받은 대로, 오늘의 일을 마치고 사요의 사무실에 방문한다. 똑똑...) 조장, 계신가요?
사무실 내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책상을 두어 번 두드리는 소리.
'들어오라'는 뜻이네요.
사이온지 하스미:(소리 없이 문을 연다. 안에 들어가서 뒷손으로 소리 없이 닫는 동작은 분명히 훈련된 것이다. 빈 손에는 종이 몇 장이 들려 있다. 보고서 같은 것일 테다.)
어제 말씀 주신 대로 보고차 들렀어요. 바로 말씀드릴까요?
카사바 사요:(원목 탁자 너머, 등받이가 부드럽게 넘어가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꼰 채 가볍게 대꾸한다.) 바로 보고해. (손짓만 적당히 해둔다. 시선은 하스미에게 향하지 않고, 손에 들린 휴대폰에 꽂혀 있다.)
(붕대는 풀어두고 왔는지 다리는 말끔하긴 하지만··· 앉아 있으니 일어설 일도 없다.)
사이온지 하스미:(들고 있던 보고서 한 장을 사요의 방향으로 돌려서 놓아 준다. 다른 한 장은 자신의 몫이다. 같은 것을 복사해 원본을 사요 쪽으로 넘긴 것. 항목에 따라 일목요연한 정리가 이어진다.)
ㅡ…해서 이쪽의 사업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보아도 좋겠네요. 초창기에 말씀하셨던 문제사항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대비가 좋았어요.
작은 소란이 있기는 했지만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카사바 사요:(보고서에도 시선을 두지 않으려 했으나, 일목요연한 정리가 이어지는 것에 잠시 시선을 둔다. '과연 사이온지.' 싶은 표정이 스친다. 어김없이 해낸 상대를 예측했다는 듯도 싶고, 조금 질린 듯도 싶고······.)
처리할 수 있어야지. 내가 거둬온 대가를 해야 하잖아.
(그제야 잠시 하스미를 훑어본다. 시선이 오른다.)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가,) 지난 번 수금 건의 그 쥐새끼는 만나봤나? ('흠'을 찾아냈다는 듯이.)
사이온지 하스미:아. (그러면 긴 속눈썹 사이로 어울리지 않는 음침한 보랏빛 시선이 보인다.)
(웃는 눈과 상반되게 빛이 들지 않는 동공. 그래, 그 쥐가... ...)
(혼돈을 일으켰지. 관리 업소에 대해 회상해봅니다.)
회상해 봅시다.
분명 관리 업소에서는······.
판정해 주세요.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혼돈

목표치 : 5

3
판정실패
카사바 사요:······. (보랏빛 시선을 마주한 사요의 입매가 말려 올라간다.)
사이온지, 내가 몇 번을 말해. 내 명령부터 따르라고 했잖아. (타박하면서 기분 좋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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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혼돈

목표치 : 5

7
판정성공
당신이 관리하는 라쿠엔쵸의 영업장입니다.
그곳에 다다라 떠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GM:원하는 아이템을 1개 입수합니다.
어빌리티 【칼날의 춤】을 입수합니다. 시트에 기재해 드리겠습니다!
【칼날의 춤】의 지정특기는 정서 분야 특기 중 아무거나 지정해 입력해 주세요!
사이온지 하스미:(무기 가져갑니다.)
GM:확인.
사이온지 하스미:…… 죄송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이 덜 되었네요. (왜 뜻하지도 않은 기억이 떠오르고 난리인지. 나이가 되었나.)
(죄책감을 갖기에는 이미 늦은 걸 알잖아. 당신도 나도.)
계속해서 알아보겠어요. 찾으면 그에 대한 처분은 어떻게 바라시는지?
카사바 사요:('죄송하다'는 말을 들으면······.) 그래야지. (생각이 입밖으로 흐른다. 거리낄 것 없는 자리에 앉아 있으니.)
(꼬고 있던 멀쩡한 쪽 다리를 내려둔다.) 네 선에서 알아서 처리해. 이번에는 처리할 수 있니?
사이온지 하스미:기회는 만들어내는 것이고, 상황은 쟁취하는 것이지요.
할 수 없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저의 일이었으므로,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언제나 정해져 있어요.
물론이에요, 조장.
카사바 사요:(가느다란 분홍빛 시선이 하스미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가까이 다가오라는 가벼운 손짓이 이어진다.)
사이온지 하스미:(양손을 모아 쥐고 예의를 차려 다가간다.)
카사바 사요:(손등으로 뺨을 가볍게 쓸어낸다. 일부러 보이는 몸짓. 답지 않은 고양된 얼굴로 쓸어내리다, 구두코로 맞은편 구두코를 툭, 쳐냈다.)
수고해, 사이온지.
(당연한 일이지만.)
사이온지 하스미:(손을 따라 시선이 옮겨 흐르는 듯 하다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한다.)
(저 손을 왜 잡고 싶었는지는 모르겠다. 죽여야 하는 상대라는 걸 한사코 잊지 않고 있음에도 늘 치열해지지 않는다. 그러지 않고도 가장 치열한 전장에서 살아왔지만.)
(물러나는 걸음에는 소리가 없다. 높은 힐조차 죽은 듯 조용하다.)
(이곳은 거꾸로 선 지옥이라 죽음에 가장 가까운 사람일수록 화려하다.)
(당신과 내가 그렇다... ...)
(문이 닫힌다.)
사이온지 하스미:i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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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온지 하스미:그림
등장인물 사이온지 하스미
스크램블 교차로에 북적이는 인파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사실, 시바쿠라 토우마의 위치는 짐작이 간다. 잔꾀를 써서 다른 곳으로 잠적했다면 곧바로 소식이 들렸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가 곧잘 가던 클럽으로 걸음을 옮긴다. 나는 며칠간의 유예를 줬어, 토우마 군. 나오지 않은 건 네 쪽이야... ...)
토우마의 행방은 이미 훤히 읽힙니다.
며칠 간 연락도, 얼굴도 비추지 않은 쪽의 잘못이죠.
이곳은 불야성, 그 중에서도 가장 붐비는 클럽.
수많은 인파들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술, 마약, 담배, 그 외의 모든 것이 모여있는 곳.
자, 시바쿠라 토우마는 어디에 있을까요?
사이온지 하스미:(종업원 하나를 은근하게 불러세운다. 얼굴은 낯익지만 이름을 외우지는 않았다.)
있지, 웨이터...
시바쿠라 토우마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을까?
(협박으로 조사합니다!)
직원:네에? 뭐라고요?! (큰 음악 때문에 소리가 영 작게 들린다. 되묻듯이 목소리를 높인 이에게 '시바쿠라 토우마'라는 이름만은 들린 모양이다.)
그 녀석, 지금 저기 위쪽 룸에 있어요!
얇은 철판으로 만들어진 계단은 위태롭습니다.
다만, 그런 것을 신경 쓸 이들이 아니죠.
말단 조직원 하나가 당신을 알아본 채 시바쿠라 토우마가 있는 방을 가리킵니다.
판정해 봅시다.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협박

목표치 : 5

5
판정성공
시바쿠라 토우마:이런, 사이온지 언니.
(역시 노크 소리는 들리지 않았던 모양인지, 들고 있던 온더락 잔을 급히 유리 위에 두며 몸을 일으킨다.)
오실 거면 미리 언질이라도 주지 그러셨어요.
분명, 당신이 시바쿠라를 처음 봤을 때만 하더라도 그는 검고 짧은 숏컷 헤어, 마구잡이로 탄 검은 피부를 하고 있었더랬죠.
지금 저리 어줍잖게 본성을 숨기고 당신을 추종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하지만 명령을 지키지 않고 이탈하는 부품은 정리해야만 하는 존재.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공포판정
비공개

목표치 : 9

8
판정실패
GM:광기 1장 획득합니다.
쇼크로 인해 이성치 1 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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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임무를 두 명에게 준 것은 경쟁을 위한 걸까요.
확실하게 일을 끝맺기 위해서?
시바쿠라 토우마 또한 진창에서 구를대로 구른 존재.
당신이 자신의 꿍꿍이를 눈치챘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그는 가볍게 손을 저어 말단 조직원을 내보내고,
이어 방 안에는 당신과 시바쿠라 토우마만이 남습니다.
시바쿠라 토우마:언니. 눈치가 좋다는 건······ 생존에는 참 좋지만 귀찮기도 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죠?
(풀썩, 소리를내며 등받이 깊이 몸을 파고든 채 앉는다. 느린 손길로 잘 조각된 술잔을 드는 꼴이 영 우습기만 하다.)
사이온지 하스미:어쩌겠니. 이 속에서 살기 위해서는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닌걸. (사요의 사무실에서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또각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거리가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꼰다.)
시바쿠라 토우마:(음, 음······. 하스미의 걸음걸이조차 눈여겨 보는 것이 보일 테다.) 너무 노여워 마세요, 언니.
하늘같은 회장님의 명령을 거스를 수 없으니, 저는 반드시 조장님을 제거할 겁니다.
그러니 묻는 겁니다, 언니. (간극. 결국 입술에 잔을 대고 몇 모금 가볍게 홀짝인다.) ······언니는 어느 쪽 사람입니까?
사이온지 하스미:(옅은 웃음 띠던 표정이 변하지 않는다. 노여워했다고? 그렇게 보였나?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럴 리가 없는데.)
(웃음이 약간 짙어진다. 조금 더 드러내는 표정.) 방해할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렴. 네 말마따나 하늘 같은 회장님의 말씀을 어떻게 거역하겠니.
다만 오늘 온 건 그 일 때문이 아닌데. (고개가 약간 기울어진다.)
시바쿠라 토우마:(짙어진 웃음 앞에서도 아랑곳 않고 답한다.) 아, 다행입니다. '이 일에서 손 떼세요.'같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니.
그보다 다른 일이라면······. (잔을 도로 테이블 위에 내려둔다.) 언니,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뭔가요? 돈이잖아요. 전 돈이 좋고 높은 자리도 좋고, 몸을 쓰지 않는 일이라면 더더욱 좋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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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명령' 때문에 그랬다 답한다.)
토우마의 눈에는 망설임이 없습니다.
바라는 게 역력한 눈빛이로군요.
저런 눈빛을 한 인간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건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릇된 답을 하거든 존경하는 당신조차 물어 뜯겠지요.
사이온지 하스미:그러니까 그 일도 조장보다 더 높으신 분의 명령이었다?
이상하네, 왜 나를 거치지 않고 네게 직접 말씀하셨을까... ... ...
토우마 군, 알다시피 이곳은 화려한 지옥이야. 위계가 명확하지. 돈도 좋고 지위도 좋고, 안락한 일이 좋다면...
먼저 보고할 사람이 누구인지 알았어야지. 응?
... ... 이번 건은 돌려놔. 다음에 돌릴 수 있는 건이 있다면 그땐 토우마 군을 가장 먼저 떠올릴게.
시바쿠라 토우마:(눈을 한 차례 크게 떴다가, '······하!' 작게 소리내며 사근사근 대꾸한다.) '이번 건'은 돌려놓겠습니다, 언니.
저는 그보다 더 중요한 임무를 맡았으니까요.
언니한테 최대한 해 끼치지 않는 방향으로 일을 처리할 테니, '노여워 마세요'. (같은 말을 반복한다. 부러 그러는 건지, 말버릇인지······.)
사이온지 하스미:... ... 그래. 알아줘서 고마워.
그쪽은 방해하지 않기로 했으니, 부디 잘 끝마칠 수 있기를 바라.
다음에 볼 때는 '시바쿠라 조장'이 되어 있는 건 아닌가 몰라... (드물게 농담기 서린 말이다.)
그때는 내가 언니라고 불러 줄까?
시바쿠라 토우마:언니······. (볼을 붉힌다. 과장된 몸짓으로 제 한쪽 볼을 감싸고 능청스레 군다.) 감동이에요.
제가 조장이 된다면 언니한테 심술을 부리지도 않을 텐데. 괜히 번거로운 일을 맡긴다거나, 그로 인해 대놓고 우습게 만들지도 않을 거고. (전부 조장이 했던 짓거리.)
······뭐, 알겠습니다. (손을 느릿하게 떼어내며 웃어 보인다.) 다음 번에는 술 한 잔 같이 기울여 주세요, 언니.
사이온지 하스미:그래. 기대할게.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다가, 멈춘다.)
조직에는 며칠 후에 돌아와. 나도 토우마 군을 혼내줬다고 보고를 올려야 해서. 응?
시바쿠라 토우마:네에, 네에. (소리를 낼 때마다 고개를 까딱여 보인다.)
······아, 언니. 떠나기 전에 이거 하나 받아가시죠.
사이온지 하스미:...? (문을 열려다가 고개를 돌린다.)
시바쿠라 토우마:(토우마의 노크 소리에 밖에서부터 말단 조직원 하나가 들어올 테다.)
조직원이 하스미에게 정중하게 건넨 것은, 다름 아닌 술병.
시바쿠라 토우마:제가 한 잔 마시긴 했는데, (진짜 한 잔 마셨다.) 맛이 좋으니 조장과도 드셔 보세요. 기회가 된다면······?
이제는 시바쿠라 또한 당신을 붙잡지 않습니다.
말단 조직원들이 당신이 나아갈 길목을 만들기 위해 벽면에 섭니다.
버티고, 살아남을 자신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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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온지 하스미:(이걸 그저 줬을 리는 없고. 사람으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나가, 자신의 차에 타서 그것을 살펴 본다.)
(야마자키 55년산의 비밀을 확인합니다.)
술병을 유심히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이온지 하스미:(장난질을... ...)
... ...
보고하러 돌아갈까. 조장에게 차를 몰아 주렴.
조직원이 하스미의 명을 따라 차를 운전합니다.
사요의 사무실로 이동합니다.
이미 해가 저물어 떨어지는 시간대가 되었군요.
사이온지 하스미:(여느 때처럼 노크하고,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를 기다렸다 문을 연다.) 지난번 말씀하신 쥐를 찾아 보고하려고 왔어요.
카사바 사요:들어와. (오늘은 또 직접 대꾸했다.)
사이온지 하스미:(소리 없이 걸어 가까이로 간다.) 우리의 숙적의 언어를 빌려 표현하자면, 지난번 말씀하셨던 쥐새끼를 검거하고 오는 길이에요.
00구에 있는 한 건물(거짓말은 아니다. 클럽이라는 부분만을 감췄을 뿐.)에 있더군요. 그래서 조금 혼내주었어요.
죽이지는 않았으니 며칠이 지나면 돌아올 겁니다. 돈은 돌려두도록 했으니 내일 다시 확인해야겠지만요.
카사바 사요:(책상 위는, 여느 때와 같이 서류 몇 장 확인하다가 내버려둔 채다. 번번이 하스미에게 서류를 정리하고 처리하라는 명을 내리곤 했으니,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터.)
제대로 처리했다면 됐어. (의자 위에서 몸을 돌려 앉는다.) 이거 봐. 직접 보고하러 오니까 편하잖아.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
(게다가 '나'에게 보고하는 '사이온지 하스미'를 볼 수도 있고. 이러나 저러나 하스미를 수족처럼 부리는 것을 선호했다. 유능한 탓도 있지마는, 우스우니까······.)
사이온지 하스미:그럼요. 바라신다면 앞으로도.
(과거를 떠올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 때문에 칼을 쥘 결심을 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전력을 다해 미워할 마음은 들지 않는다. 알량한 위계에 만족하는 모습이 우스워서일까?)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내게 파동을 미치지 않는 사람이라서?)
(시바쿠라의 말을 떠올린다. 노여워 마세요... ... 그 말은 단순히 버릇이었을까?)
(긴 속눈썹이 느리게 들렸다 다시 감기는 동안 감정은 갈무리된다.) 좋은 날이기도 하고, 오는 길에 좋은 술을 구했는데.
사이온지 하스미:한 잔 어떠실까 말씀 올리려고요. 겸사겸사.
카사바 사요:(다시, 고양감에 젖어 감정이 갈무리되는 찰나를 목격하지 못했다.)
(이어진 의외의 제안에 시선을 올려 바라보다, 건너편의 카우치와 소파를 눈짓한다. 먼저 가서 앉으라고.)
네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술을 다 챙겨왔을까. (잔 가져와. 다른 조직원에게 짧게 명령한다.)
원목 책상보다 낮은 테이블 위로 잔 둘과 아이스 바스켓을 준비합니다.
사이온지 하스미:(위스키를 버킷 안에 두고 기다렸다가, 사요가 오기 전, 알맞게 차가워진 위스키를 꺼내어 뚜껑을 딴다. 잔의 절반보다 좀 덜 되는 양. 자신의 잔에도 비슷한 양을 따른다.)
술에 대한 조예가 높지는 않지만, 좋은 술이라고 건너건너 전해 받아서요. 저도 선물 받은 거예요.
카사바 사요:(짧은 거리를 움직여 맞은편에 걸터앉는다. 팔짱을 낀 채로 술을 다 따라내는 것을 잠자코 기다린다. 뭐, 이 자리에 오른 이래로 스스로 술을 따라본 적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맛을 보면 알겠지. 수준에 안 맞는 술을 가져온 거라면 책임져야 할 거야, 사이온지.
사이온지 하스미:저도 아직 맛보지 못했는데요... (능청이다.)
카사바 사요:재수 없는 표정 짓지 마. (능청에 대고 이런 말이나.)
사이온지 하스미:(아랑곳않고 잔을 든다. 짠~)
카사바 사요:······이번 일도 깔끔하게 해냈다니, 그건 칭찬할 만 하네. (가벼운 대꾸가 뒤를 잇고,)
(짠~도 안 맞춰준다. 그냥 혼자 알아서 마시는데······.)
사이온지 하스미:(마시는 척 함.)
카사바 사요:(적당히 몇 모금 삼킨 채 내려놓는다. 테이블 위에 잔을 내려놓고 도로 등을 깊이 붙이는 과정에서······.)
······무슨 술이라고? (정신이 붕 뜬 기분을 받는다. 경계 어린 의문이 앞선다.)
사이온지 하스미:야마자키 55년산이라고 들었어요. 어딘가 이상한가요?
카사바 사요:이거, (손을 뻗어 병을 움켜쥐려 하나 움직임이 둔한 탓에 몸이 기울어진다. '이 맛이 아니었는데.' 다른 말보다도 앞선 문장은.) 다른 짓, 한 거 아니지. 말해, 사이온지.
사이온지 하스미:다른 짓? (표정에 늘 변화가 크지 않아 진위를 가리기 쉽지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진실이다.) 전혀요.
어딘가 이상한가요?
카사바 사요:(중심을 잡기 위해 손바닥으로 표면을 짚는다. 물어봐야 무용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요는 하스미에게 곧잘 질문을 했다. '네 짓이냐', '어떻게 된 건지 아느냐'. 결국 해결하라는 뜻이기도 했다.)
술이 이렇게 안 받을 리가 없는데.
어지러워······. (고작 몇 모금에?)
사이온지 하스미:몸 상태가 안 좋았던 건 아니고요? 봐요, 조장. 고개를 좀... (잔을 내려두고 사요의 빈 옆자리로 가 앉는다. 기대게 하려는 심산이다.)
(사실 이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술에 약하신 줄은 몰랐는데...
카사바 사요:전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평소라면 다가오는 상대를 내치고, 날을 세우고, 은근한 압박을 줬겠지만······ 지금은 사고가 느려진 탓에 저지할 새도 없었다.)
(무거운 고개가, 기울어진다. 옆자리로 옮겨온 상대의 어깨 위로.)
그럴 리가 없잖아. ······잠시 쉬면 나아지겠지.
(눈을 질끈 감아내린다.) 아무 말도 하지 마, 사이온지. 아무 말도.
사이온지 하스미:아무 말도? (기대게 놔둔 채 팔짱을 낀다. 귓가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기이하게 기껍다.)
카사바 사요:하지 말라고······. (반면, 귓가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소름이 돋아 몸을 잘게 떨었다. 자존심 상해. 이런 오해를 사는 것도, 기대고 있는 자신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말단들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느니, 차라리 과거에 못 보일 꼴까지 다 보인 상대가 나은 선택지려니 싶다.)
사이온지 하스미:그래요. 쉬고 나아지실 때까지 이러고 있을게요.
(물어볼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위에 밉보인 거냐고.)
(당신의 수하 최소 둘이 당신에게 살심을 품고 있는 걸 알고는 있느냐고.)
(그런데 기대어 있는 머리와, 갈빛 머리카락과, 초조한 목소리 같은 것들을 계속 보다 보니... ...)
(자꾸 그냥, 아무래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이온지 하스미:(그 애가 죽든, 당신이 죽든, 내가 죽든, 셋 중 둘이 죽든, 모두가 죽든.)
(조만간에 결판이 날 테다.)
(피냄새 짙은 밤을 당신도 예견하고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살인범에게 당신은 기대고 있는 걸까.)
(묻지 않는 건, 당신이 말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그것뿐이야... ...)
사이온지 하스미:img
img
사요의 어깨가 네온사인에 지워지지 않은 어둠에 뒤덮입니다.
해가 진 모양입니다.
몇 시간 뒤에는 새해가 올 것입니다.
환락의 거리도 사람들로 북적이겠군요.
일상을 허락받은 이들이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한 해와 작별하기 위해서.
적막 속에서 카사바 사요가 묻습니다.
카사바 사요:(여전히, 고개를 기댄 채 내는 고요한 목소리.)
사이온지.
나를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어?
사이온지 하스미:(거짓과 진실은 소요에 뒤섞여 난잡해진다. 드물게 스스로도 구분짓지 않은 채 대답한다.) 각오는 의미가 없죠. 내가 당신을 위해 밟아 온 길이 있을 뿐.
어때요, 어디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카사바 사요:내 질문에 대답······.
미세한 기계음이 들립니다.
불길함을 직감한 순간,
불길함을 직감한 순간 폭발이 입니다.
거대한 데스크와 분재,
카사바 사요가 불길에 휩싸이고 화마가 당신마저 덮칠 때,
무슨 생각을 했나요?
행인 A: 엄청난 폭발 소리가 들리던데?
행인 B:이 건물 9층이 폭발했다던데. 거기 카사바조 사무실 아니냐?
흰 눈 사이로 새까만 연기가 치솟습니다.
폭발로 인한 불길이 건물 아래층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거리에 가득한 행인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늘어놓습니다.
그중 한 명은 119에 연락을 했을 테니 머지않아 인파를 뚫고 소방차가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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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그리고 이곳은 사무실 건물의 뒤편입니다.
빽빽한 빌딩 숲에 사방이 막혀 볕도 들지 않고 담배꽁초만 산을 이루는 작은 공터.
인파 대신 냉방기 실외기만 자리 잡은 이곳의 문이 삐걱대며 열립니다.
엉망인 두 사람이 빠져나옵니다.
값비싼 옷깃은 흉하게 찢겨 불타 있고,
몸 곳곳이 상흔과 그을림으로 가득합니다.
참았던 숨을 뱉고 급히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십니다.
그 폭발에서 어떻게 살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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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희미합니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카사바 사요가 당신을 밀쳤다는 것 정도?
그것이 호의인지 자신이 살기 위한 본능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폭발의 피해를 최소화한 덕분에 산 거겠죠.
···주변을 둘러보면 수많은 시선과 마주합니다.
시류회 뱃지를 착용한 조직원들이 살의가 담긴 눈으로 두 사람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저마다 날붙이와 무기를 든 채로.
시바쿠라 토우마:······살아 있네?
사이온지 하스미:이런, 토우마 군. 인사가 거친데... ...
시바쿠라 토우마:이런, 언니. 꼴이 말이 아니십니다.
조직원들 사이에서 토우마가 걸어 나옵니다.
시바쿠라 토우마:설마 언니가 같이 있을 줄은······.
사이온지 하스미:시치미는. (얼굴에 묻은 잿가루를 털어 낸다. 그을린 자국은 여전히 가득한데도 표정이 여유로워 위화감이 든다.)
시바쿠라 토우마:······알고 있었지만요? (쉬이 다가가지는 않았다. 그야, 당신이 사이온지 하스미고, 곁에 서 있는 것이 카사바 사요 아닌가?)
죽이려다가 실패했네요. 설마 하고 왔더니 언니까지 살아 있을 줄은······.
사이온지 하스미:음? 내가 곁다리가 아닌 거야? 의외네.
시바쿠라 토우마:하지만 이제는 완벽하게 끝을 맺어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
(높게 묶은 염색모 끝을 손가락으로 배배 꼰다.) 원래 오리지널이라는 건 하나만 있어야 그 가치가 영원하더라고요.
카사바 사요:헛소리를······. (입안에서 핏물을 뱉어내며 바로 선다. 후, 숨을 길게 내쉬어 보지만 정신이 완전히 깨지 않아 관자놀이를 짚는다.)
······사이온지. 나는 이딴 쥐새끼들한테 죽고 싶지 않아. 차라리 네가 쏜 화살에 죽고 말지.
(품에서 총을 꺼내든다.) 협조 좀 해.
사이온지 하스미:그 말 후회하지 마셔야 할 텐데. (라이플을 꺼낸다. 언제나 품 한켠에 보관하던 것. 은제 장식이 특징적이다.)
카사바 사요:후회? (바람 빠지듯 웃는다. 이내 표정을 굳힌다.)
내 상태에 대해서 나중에 변명해야 할 거야. 아주 오랫동안.
시바쿠라 토우마:하아······? (빙글빙긋 웃기만 한다.)
그래봐야 두 사람 뿐입니다. 그럼, '청소'를 시작해 볼까요!
(사이온지 하스미를 따라하느라 여태 보이지 않았던 표정을 얼굴에 올리고, 환하게 웃어 보인다.)
욕망이 만들어낸 괴물은 점점 몸집이 커져, 이곳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토우마나 다른 조직원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이 손을 씻지 않고 조직에 남은 건,
정말 이 길뿐이라 그런 걸까요.
이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든 이야기입니다.
괴이怪異보다 추악한 인간들이 만든 이야기.
칼이 머리 위로 쳐올려집니다.
싸우는 칼 밑은 지옥입니다.
한 번의 실수로 목숨을 잃는 곳에서.
img
(From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플롯 선택 3 속도 3
시바쿠라 토우마:
rolling 1d2
(
1
)
=
1
카사바 사요:
rolling 1d6
(
1
)
=
1
GM:시류회 조직원 1명, 시바쿠라 토우마와의 전투가 발생합니다.
시류회 조직원:
rolling 1d6
(
3
)
=
3
시바쿠라 토우마:
rolling 1d6
(
4
)
=
4
플롯을 공개합니다.
하스미, 조직원 버팅.
체력 1 차감.
이미지
시바쿠라 토우마
시바쿠라 토우마:자, 자, 자. 어서 쓸어버리고 새해를 맞이할까요.
2
(나이프를 고쳐쥐고 하스미 쪽으로 달려든다.)
사이온지 하스미
기본공격
함정

목표치 : 5

10
판정성공
공격

목표를 1개 선택하고 공격 판정을 시도합니다. 판정이 성공하고 적이 회피에 실패하면 1d6 점의 피해를 입힙니다.

(미리 깐 댐지롤 4)
사이온지 하스미:(하...)
(닮은 머리가 달려드는 것을 똑바로 바라본다.)
(사실은 예견하고 있었던 건지도 몰라. 똑바른 호의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지.)
(알면서도 네 말을 따랐던 걸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물러진 모양이다.)
내부항쟁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없지.
난투와 승리자, 패배자가 있을 뿐...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회피판정
속도 : 3

목표치 : 7

3
+1
판정실패
시바쿠라 토우마:그 승리자는 제가 되어야겠습니다, 언니!
사이온지 하스미:응. 그러길 바라. 이런 말은 조금 기만적일까.
그렇지만 난투라는 건 이런 거지...
사이온지 하스미
칼날의 춤
연심

목표치 : 5

6
판정성공
서포트

칼 밑은 지옥이지만 발을 내디뎌 봐. 그럼 살 수도 있으니까.

당신이 회피 판정을 할 때 사용한다. 판정에 성공하면 이번 회피 판정을 포기한다. 대신 당신의 다음 전투 순서에서 명중 판정에 성공하면 목표의 회피 판정이 불가능하게 만든다.

상대의 피를 보자고 달려들 땐, 그만큼 피를 볼 각오도 해야 하는 법이야.
알려줬었지? 언젠가.
시바쿠라 토우마:······이런!
(발이 붙들린 상황에서 표정이 굳기는 커녕 더 환히 피어난다. 이 세계에 제정신인 사람은 아무도 없을 터······.)
하하, 아하하! 네에, 네. 네에, 언니.
가르침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GM:조직원, 하스미 2D6 굴려주세요.
시류회 조직원:8
사이온지 하스미:
사이온지 하스미
2D6
5

시류회 조직원
이미지
시류회 조직원:(명령을 받고 사요를 향해 총구를 겨눈다.)
시류회 조직원
기본공격
찌르기

목표치 : 5

2
펌블
공격

목표를 1개 선택하고 공격 판정을 시도합니다. 판정이 성공하고 적이 회피에 실패하면 1d6 점의 피해를 입힙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라 한들, 일개 조직원이 조장을 똑바로 바라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뼛속 깊이 각인된 '위치'가 있으니까요.
궤도가 크게 어긋납니다.
이미지
사이온지 하스미
이미지
GM:아기... 체력 4 차감.
사이온지 하스미:좋아. (음울한 보랏빛 시선이 붉은 상대를 똑바로 겨냥한다. 목 아래로 비린 냄새가 난다. 죽음이 이토록 근처까지 왔던 일은 얼마만이지?)
(카사바에게, 나아가 이 조직에게 내 집안이 송두리채 빼앗겼던 그때 이래일까?)
아주, 좋아. 괜찮구나. (칼날 잡은 손으로부터도 무거운 액체가 뚝뚝 떨어진다. 그러나 이 화려한 지옥도에서 아픔에 익숙하지 않은 짐승이 어디 있겠는가?)
(예견하고 있었다. 분명. 나 역시 무사하지 않으리라고. 타인의 피를 볼 때에는 나의 피를 볼 각오도 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언제나 스스로에게 가장 먼저 적용되었으므로,)
(카사바 사요를 죽이기 전에 내가 죽을 확률.)
(다른 모두가 조장 이전에 나를 노리고 있을 확률에 대해 가장 먼저 가늠했었다.)
사이온지 하스미:(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마 한 거야. 삶에 욕심을 버린 지는 오래되었으니까. 죽으면 죽는 대로, 살면 사는 대로, 당신이 나의 배신을 알았을 때 어떤 얼굴을 하는지 보고 싶었어.)
(지금이 아니면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고개를 돌린다.)
(당신은 이미 눈치챘을 거야. 확신을 담아,)
(사요, 하고.)
(한 번도 부르지 못했던 이름을 속삭이며.)
사이온지 하스미
기본공격
함정

목표치 : 5

6
판정성공
공격

목표를 1개 선택하고 공격 판정을 시도합니다. 판정이 성공하고 적이 회피에 실패하면 6 점의 피해를 입힙니다.

사이온지 하스미:img
사이온지 하스미
1D6
3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예견대로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확신을 담아 속삭입니다.
당신의 손에서부터 떨어진 선혈이 발밑의 눈밭을 녹여냅니다.
이 위에 섞여들 피의 주인은 이제······.
GM:시바쿠라 토우마, 체력 9 차감.
시바쿠라 토우마:윽, 하하! 아핫······.
제법이네요, 언니! (복부에서 피가 울컥,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어 보인다.)
덕분에, (질은 기침.) 싸울 맛이 나겠어요······.
이미지
카사바 사요
이미지
카사바 사요:(희미한 속삭임을 들었는지, 때마침 시선이 돌아간 걸지.)
(시선이 잠시 하스미에게 머무른다.)
(품안에서 작은 은제 권총을 꺼내 장전하는 동작이 매끄럽다. '조장'이 되기 위해 숱한 교육 받아가며 익숙해진 주무기.)
(조장 카사바 사요는 답잖게도 '사격 실력'으로 알려져 있다.)
(그 끝은──토우마를 향한다.)
카사바 사요
기본공격
사격

목표치 : 0

6
판정성공
공격

목표를 1개 선택하고 공격 판정을 시도합니다. 판정이 성공하고 적이 회피에 실패하면 1d6 점의 피해를 입힙니다.

시바쿠라 토우마:이런, 이런!
조장, 뒤를 치다니요!
(귀가 찢어질 듯한 웃음소리와 함께 급소에 박혀들 총탄을 피한다.)
시바쿠라 토우마
회피판정
속도 : 4

목표치 : 8

2
펌블
치명상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토우마의 몸이 크게 휘청거립니다.
사요의 저격이 정확히 들어갑니다.
그 총탄은 당신의 귓가를 스쳐지나갔습니다.
검은 머리칼 몇 가닥이 허공을 부유합니다.
시바쿠라 토우마: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카사바 사요:img
(조준한 각도를 조금만 기울였어도 총탄은 사이온지 하스미를 꿰뚫었을 것이다.)
(흘린 피의 양으로 보아서도 더 치명적인 공격을 받은 것은 하스미다. 그를 쏠 수도 있었다. 아니, 두 발을 연달아 쐈다면 둘다 쓰러트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리 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에게 약 따위를 탄 술잔을 내밀어도 몇 모금이나마 마셔줬던 이유는.)
(지금 이 모든 것이 카사바 사요의 지시 하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카사바 사요:(──그러나 '이 상황'은 사요도 예상하지 못했다.)
멍청한 쥐새끼 같으니.
내 '시험'을 이렇게 어영부영 끝내버려?
(직전에 하스미가 자상까지 입어가며 토우마를 붙들지만 않았어도 두 사람 모두 '믿을 수 없는 자'로 점찍어 처리해버렸을 테다. 뭐, 우선은 믿어줄까. 다 죽어가기도 하고······.)
(이번에도 살려준다면, 또 거둬낸다면. 다음 번에는 더 잘할 거라 믿어. 적어도 이런 발칙한 짓은 하지 않겠지.)
(권총을 장전한다. 한손으로 다른 손목을 받쳐잡고, 이내. 탕──!)
카사바 사요:5
사이온지 하스미:(짧은 말에서 많은 정보를 가늠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특기였으므로, 하스미는 이 순간 이 모든 상황이 당신의 안배 속이었음을 알아차린다.)
(내 모든 것을 앗아간 원수. 나를 짓밟고 무시하며 기원도 끝도 없는 열등감에 차 있던 가엾은 사람. 내 조장.)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를 믿고 싶어 하는 어리석은 사람.)
(궤도가 미묘하게 어긋난 것을 눈치챈다. 겨냥하는 순간 이미. 그 총이 그리는 궤적을 수도 없이 보고 그려 왔으므로.)
(잡고 있던 토우마를 조금 더 끌어당긴다.)
(더 가깝게,)
사이온지 하스미:(당신의 궤적이 조금 더 치명적일 수 있도록... ...)
img
카사바 사요:(······재수 없어.)
(생과 사를 오가는 상황에서도 순간을 파악해 움직이는 꼴을 봐. 정말, 정말이지, 누구든 눈길을 줄 수밖에 없는 보석
이리라.)
(하지만 운명의 과실과도 같은 기회를 놓칠 이도 아니다. 카사바 사요의 욕망은 이 진창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시, 두 발 째.)
탕──!
총성이 사무실 뒤편을 울립니다.
카사바 사요:12
시바쿠라 토우마:(여느 야쿠자가 그러하듯 반듯한 정의나 원대한 꿈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자신의 생명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위치와 환경.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지녔을 것들을 너무도 탐난 죄일 테다.)
크윽······.
이번에는, 정말······.
언니, 아프네요······! (문장이 둑둑 끊겨나간다. 몸을 붙든 하스미의 어깨에 피를 울컥, 토해낸다.)
(시선은 하스미의 어깨 너머, 사요를 향한다.) 당신, 이제는······.
시바쿠라 토우마:(희미한 목소리는,) 괴물이 되어버렸군······. (유언이 된다.)
토우마가 히스미의 품안에서 눈을 감습니다.
그런데, 언니.
안겨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꽤 따뜻하네요······.
그의 고개가 거꾸러집니다.
······.
상황을 지켜보던 조직원들이 하나둘 발을 뺍니다.
GM:시바쿠라 토우마, 체력 0으로 인해 전투에서 탈락합니다.
전투 가능한 인원이 없습니다.
전투를 종료합니다.
이미지
img
진창이 된 눈이 온통 붉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당신의 몸을 식히진 못합니다.
계절에 맞지 않게 맺힌 땀 때문인가요.
당신이 흘린 피 때문인가요.
아니면 남의 피를 뒤집어써서 그런 걸까요.
사요는 벗어 던진 재킷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뭅니다.
카사바 사요:불 좀.
라이터를 갖고 다닌 적이 없는 인간입니다.
정점에 선 이상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사이온지 하스미:(피투성이 손, 피투성이 옷, 그을린 머리카락, 성한 구석 하나 없다.)
(어쨌든 당신에게 품었던 살심이 거짓은 아니었는데. 신기하다. 우스워 보인 걸까.)
(피우지도 않는 담뱃불을 들고 다니게 된 건 언제부터였더라... ...)
(라이터를 켜서 불을 붙여 준다.)
카사바 사요:(어느 한 구석 성한 구석이 없는 걸 알면서도 짓궂게 군다. 하스미에게 못되게 굴며 고양감을 느끼는 저급한 부류이기에 더 그럴 테지만······ 이것도 네게만 보이는 반응이다.)
(시린 겨울날, 담배 끝에 불이 붙는다. 한 모금 길게 빨아들이고는 두 손가락으로 잡아낸다.)
사이온지 하스미:인정해요. 놀아났어요. (담백한 말.)
나는 당신이 나를 죽일 줄 알았어...
카사바 사요:(후우······.) 그랬어?
(담배가 원래 이렇게 달콤하던가?) 그랬구나······.
(손목을 틀어 손가락 새의 담배 개비를 하스미의 잇새에 물린다. '입 벌려'. 입 모양으로 낸 말.)
믿을 사람을 고르고 싶었을 뿐이야. 너도 많이 봤잖아?
어제 친구였던 사람이 오늘은 날 쏘러 오고, 죽이고, 이득을 취하고······.
그래서 그중 첫 번째가 사이온지, 너였을 뿐. (담배를 옮긴 덕분에 빈 손으로 머리 위에 쌓인 눈송이를 가볍게 걷어낸다.) ······사이온지. 회장님께 새해 인사, 올리러 갈 준비해.
사이온지 하스미:(조금은 짜증난 듯한 기색이었으나 주는 걸 거절할 도리는 없다. 머금고 삼키고 내쉬는 동작이 서툴어 보이지는 않았는데, 연초는 하지 않는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지 매캐함에 인상이 조금 찌푸려진다.)
한 순간도 친구였던 적이 없잖아요. 조장과 나는.
끝까지 믿지 말아요.
조장을 위해서 하는 말이에요.
(물었던 담배는 이제 반을 넘게 타들어가는 중이다. 가볍게 눈 위에 떨어트려 불을 끈다.)
환자를 데리고 못 가는 곳이 없네.
카사바 사요:(아, 짜증냈다. 드문 표정을 발견한 사요의 낯이 미미하게 펴진다.) 누가 그래? 내 시험이 끝났다고.
끝까지 시험할 거야. 그러니까, 너야말로 마음 놓지 마.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 사이온지. (같은 문장을 돌려준다. 이내 휘청거리는 이의 어깨를 툭, 건드린다. 어서 운전해. 열기가 식기 전에 가야만 하니까······.)
사이온지 하스미:(안주머니에서 붕대 뭉치 하나를 꺼낸다. 비상용으로 들고 다니기는 했지만 설마 내게 쓰게 될 줄은. 이것도 피얼룩이 번져 있지만, 칼날을 잡았던 맨손으로 다니는 것보다는 나을 테다.)
(그걸 대충 둘러매는 동안 짧은 한숨.)
(다 마치면 지체 없이 돌아선다. 그가 있는 방향으로.)
차가운 콘크리트에 누운 토우마와 조직원들을 스쳐 지나갑니다.
볕 들지 않는 뒷골목을 빠져나와 번화한 거리에 발을 내딛습니다.
라쿠엔쵸는 조용히 두 사람을 품습니다.
행인의 시선이 느껴져도 누구도 함부로 말을 걸진 못합니다.
그들은 암묵적으로 물러서며 길을 내어줍니다.
그렇게 사요와 걷다 보면 코끝에서 검은 물이 뚝 떨어집니다.
꼭 구정물 같군요.
하늘을 올려다보면 검은 눈이 떨어집니다.
폭발로 인한 연기와 재가 눈에 뒤섞인 모양입니다.
칙칙한 것이 이 거리와 어울립니다.
붕대 뭉치를 둘둘 감은 손으로 운전대를 쥡니다.
이 밤이 지나면 누구를 위해 경야하게 될까요.
항쟁이 끝나지 않습니다.
이 길을 선택한 이상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애도에 시간을 할애하는 건 사치입니다.
하스미가 자를 몰고 나오면, 사요가 조수석에 올라탑니다.
검은 눈을 쓴 괴물과, 괴물의 시선이 무언으로 얽히면······.
새해가 닥쳐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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